회고록: 제작한 김에 출시까지

 

<미리 세 줄 요약>

Q. 어떻게 개인이 적법하게 국내에 게임을 출시할 수 있을까?

1. 스토브에 자체등록심사를 받고 출시한다.

2. 곧바로 스팀웍스 계정을 만들고 상점 페이지와 빌드 검수를 끝낸다.

3. 생성된 상점 페이지 주소와 게임 정보를 유통 통보서에 작성해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보낸다.

 

 

작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게임 기획과 개발을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스팀 출시까지 하게 되었다

 

게임 제작에서 가장 뿌듯했던 건 도와주신 분들의 닉네임을 엔딩 크레딧에 넣었을 때였고, 은근히 스트레스 받은 건 개인이 국내에서 적법하게 게임을 출시하는 과정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규제와 법안이 있음에 놀랐다

 

 

으른이가 되어서도 게임에 대한 열정과 불타오르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어른이 되면 법을 지킬줄 알아야 한다.

 

개인이 비용 안들이고 적법하게 스팀까지 출시하는 방법은 정보가 많이 없어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스토브에 가입해서 검수하고 출시하는 방법은 스토브에 자세히 나와있고, 스팀 가입 및 출시까지는 인터넷 상으로 치면 정보가 많이 나온다. 따라서 이것은 생략하고... 이하는 나에게 도움 되었던 글들이다.

 

스팀출시 강좌 -1- - 인디 게임 개발 마이너 갤러리

스팀 출시 과정 자료 조사 및 정리 - 인디 게임 개발 마이너 갤러리

스토브 자체 등급 분류 교육 요약 - 인디 게임 개발 마이너 갤러리

스팀 게임 출시 가이드

스팀 게임 개발자 등록 메모 (등록 수수료 $100 결제 전 단계까지)

스팀 게임 출시를 위한 준비와 스팀 페이지, 데모 배포 방법 스크랩

뭘 이렇게 많이 적으래? - 5

 

---

 

하지만 스토브와 스팀 출시 이후, 적법하게 출시하는 것에 대한 시행착오 경험담은 없는 것 같아서 공유해본다.

 

우선적으로 국내에서 게임을 적법하게 출시하려면 무조건 등급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자체분류사업장 혹은 게임물관리위원회에 검수 요청을 하는 것으로 등급을 받을 수 있지만, 후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스토브에서 검수를 받으면 비용이 공짜임에 감사해하자.

 

스토브에 먼저 출시(최대 15금까지만 가능함) → 등급 지정 받음(이때 19금 받으면 게관위에서만 검수받을 수 있어서 골치아픔)  → 이 등급을 스팀 페이지에도 활용할거임  → 스팀웍스 가입 및 페이지 제작 → 출시 전에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유통 통보서 전달 → 승인 후 스팀 출시

 

이 방법대로만 하면 된다. 여기서 유통 통보서에 대해 설명하자면...

 

게임물관리위원회

 

해당 페이지 맨 아래 질문에 우리가 궁금한 것이 있다.

Q. 스토브에서 받은 등급을 스팀에도 적용할 수 있나요??

A. 대신에 유통 통보서를 작성해서 우리한테 메일 주세요~

 

저 빨간 글씨를 누르면 한글 문서파일이 받아지는데 양식 거의 다 채워서 보내면 하루이틀만에 승인이 난다.

 

 

이런식으로 얼추 양식을 채우고 동일성 확인은 같은 스크린샷으로 넣으면 된다

개인이라고 해도 사업자명에 출시 시에 사용한 닉네임을 작성하면 된다

 

담당자분 확인이 늦어진다면... 바로 전화드리면 해결해주시니, 너무 겁먹지 말고 얼추 양식만 맞으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  

 

 

 

담당자와 몇 차례 확인 전화와 이메일이 오간 후 바로 승인 결과가 났다.

 

유사 대표이사가 된 즐거운 마음을 느끼며 이제 나는 떳떳하게 내 게임을 적법하게 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게임은 이제 제껍니다. 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겁니다

 

 

 

이하는 플랫폼 출시마다 뚝배기 깨져가며 시행착오로 얻은 교훈과 팁이다.

 

---

 

<스토브에 출시하며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1. 인게임 대사나 아이템 설명과 같은 읽을거리는 워드로 한번에 정리해서 대본집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으로 게임의 언어성이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욕설이 있다면 X처리를 해주자. (ex. X끼, X발, 이런 식으로) 그리고 욕설이 너무 많으면 언어로 19금 당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대본이 200페이지가 넘어갔지만 욕설이 10회 정도 있었다.

 

2. 스토브 스튜디오에 대한 공식적인 문의 창구가 없다. 오로지 디스코드 채널로 이루어지기에 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빠르게 답장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문의 내용이 모두에게 보여지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

 

3. 스튜디오에 업로된 빌드 파일은 절대로 삭제하지 말자. (알고 싶지 않았다) 스튜디오 계정당 30GB가 무료로 주어지는데, 두번째 빌드 버전부터는 수정된 파일만 용량이 계산된다. 가령 A빌드 - A_1빌드 - A_2빌드 순으로 게임이 패치가 된다면 당연히 원본 A빌드와 크기 차이가 날 것이며, 이 오차만 차례로 계산된다. 하지만 원본 A, A_1빌드를 삭제하고 A_2부터 업로드 한다면?! A+A_1+A_2 빌드 파일 크기가 계산된다. 기존 빌드가 삭제되었다고 해도 차지된 용량은 돌아오지 않는다. 즉 스튜디오 공간은 '현재까지' 사용한 빌드 공간이 계산된다. 30GB 이상부터는 유료로 지불해야 하므로 순간의 선택이 아주 땅을 치며 후회할 수 있다....

 

4. 빌드 업로드 후 스토브 클라이언트 내 스튜디오에서 자체적으로 테스트 할 수 있다.

 

 

<스팀에 출시하며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1. 스토브 등급 받자마자 어서 스팀웍스 계정을 가입하고 백달러를 내자. 스팀 출시 시에 필요한 기준 중 하나가 계정 만들고 한달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달러라 해서 15만원쯤일줄 알았는데 2월 기준 아직 12만 5천원이었다. 최근 환율을 반영하지 않아 보여서 상대적으로 싸 보였다. 지불한 백달러는 게임이 일정 이상 소득을 내면 돌려주며 게임의 데모판을 낸다고 해도 아무튼 백달러는 내야 한다. 

 

2. 빌드 내 모든 파일명은 영어야 한다. 

 

3, 상점 페이지 설명은 모든 나라칸을 채우기만 하면 된다. 나는 Korean만 한국어로 쓰고 나머지는 모두 영어로 복붙했다. 그래도 통과가 된다. 어쨌든 모든 나라칸을 채우면 되는 것 같다

 

4. 데모판은 정식판과 다르게 기준이 널널하다. 1번의 조건인 계정 만들고 한달의 유예기간이 필요 없으며 대신 상점 페이지 설명에 데모판이 주는 경험을 서술해야한다. (ex. 챕터 1까지 제공되며 3~5시간의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5. 데모판 페이지를 따로 설정할 수 있다. (ex. 레지던트 이블2 리메이크) 정식 페이지와 동일하게 취급되며 데모판 페이지에 리뷰를 작성할 수도 있다. 정식판에 데모 페이지 링크를 연결하여 유도할 수 있다. 추후 데모 페이지를 내릴 수도 있다.

 

6. 데모판과 정식판의 찜하기는 동일 취급된다. 데모판을 찜하나 정식판을 찜하나 어쨌든 찜하기 목록에서는 정식판만 보인다.

 

7. 스팀 클라이언트에서는 찜하기로, 웹에서는 위시리스트로 용어가 다른 듯 하다.

 

8. 스토브와 다르게 빌드 용량 제한이 없다. 여태 지른 스팀겜 비용이 서버에 충당되고 있다니 얼마나 기쁜가!

 

9. 스팀은 스토브와 다르게 제작자가 셀프 테스트 할 수 없어서(내가 아직 못찾은 것일수도) 출시 후 제작자도 똑같이 다운로드 후 진행해야한다. 이 점은 편의성이 좋은 스토브에 비해 아쉬웠다.

 

10. 상점 페이지 에셋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정식판과 데모판 차이점은, 정식판은 추가로 Vertical Capsule을 요구한다. 그 외에는 준비물이 모두 동일하다.

 

11. 상점 페이지나 빌드 검수 시 담당자에게 남길 수 있는 메모가 있는데, 설명을 적어놓으면 한번에 통과될 확률이 많이 올라간다.

 

Hello,

I have added details about the gameplay experience available in this demo, as well as the currently supported language.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review and support.

 

Sincerely,
sicarope

 

한번 데모 상점 페이지 빠꾸 먹었을 때 메모칸에 이렇게 기입했는데 통과되었다. 데모 페이지는 정식판과 다르게 얼마나 경험할 수 있는지 차별점을 두어 기술해야함을 잊지 말자...

 

---

 

 

코드: 안티데시스 Demo on Steam

 

이렇게 출시된 내 게임!

지난 4개월 동안 스팀까지 출시 절차를 밟으며 아주 많은 일이 있었다.

1인 제작의 양날의 검이라 하면 출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오롯이 혼자서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는 것처럼 이 또한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봐주신 모든 분들에게 게임 찜하기를 한번씩 해주신다면 매우 감사할 것 같다! 

국내에서 개인이 더욱 쉽게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